국내 커피 시장이 빠르게 고급화되면서, RTD(Ready-To-Drink) 커피 제품군에서도 ‘프리미엄’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편의성과 대중적인 맛 중심의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원두의 품질, 추출 방식, 레시피의 정교함 등에서 차별화를 둔 프리미엄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커피 소비 패턴의 전반적인 고도화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비자층은 일상 속에서 소소한 사치를 즐기며, 커피에 있어서도 ‘빠르고 간편하게’ 마실 수 있으면서도 ‘맛과 품질’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이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국내외 커피 브랜드들은 RTD 제품군에 있어 프리미엄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프리미엄 RTD 제품은 단순히 고급 원두를 사용하거나 패키지를 세련되게 디자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일부 제품은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이나 콜드브루 침출 시간 등 추출 공정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으며, 일부는 디저트에 가까운 복합적 풍미를 더해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원재료에 대한 정보 공개, 트레이서빌리티 강화, 설탕이나 합성첨가물 배제 등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카누 에스프레소 쇼콜라 라떼, ⓒ동서식품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동서식품의 신제품 ‘카누 에스프레소 쇼콜라 라떼’다. 2025년 3월 출시된 이 제품은 진한 에스프레소에 벨기에산 다크 초콜릿을 더해, 기존 RTD 커피와는 확연히 다른 깊이 있는 맛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은 특히 프리미엄 커피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및 Z세대를 주요 타겟으로 설정했으며, ‘편의성’과 ‘고급 취향’의 교차점을 공략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출시 이후 SNS를 중심으로 “디저트와 커피의 중간 지점 같은 새로운 경험”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으며, 프리미엄 RTD 시장의 가능성을 현실화한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국내 RTD 커피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시장의 규모 또한 2024년 기준 약 1조 2천억 원 규모를 돌파했으며, 이 중 프리미엄 제품군의 비중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브랜드 또한 국내 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도 프리미엄 RTD 제품의 매대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냉장 진열대에 위치한 고급 커피 제품들은 브랜드마다 고유의 원두 산지, 추출 기술, 블렌딩 레시피 등을 앞세워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기존 제품보다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구매 전환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커피 시장의 프리미엄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라고 보고 있다. 카페인 섭취가 일상화된 한국 사회에서, 커피를 ‘빠르게’ 소비하는 행태는 변하지 않되, ‘더 나은 품질’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RTD 커피 시장은 단순한 맛의 차별화에서 나아가, 취향 기반 개인화, 기능성 강화, 친환경 포장과 같은 세분화된 가치 제안을 중심으로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커피 업계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 RTD 제품은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신규 소비자 유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적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커피 브랜드들은 이미 친숙한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고급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신규 진입 브랜드는 ‘프리미엄’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프리미엄 RTD 커피는 더 이상 ‘틈새’가 아닌, 전체 커피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향후 수년 내 단순한 유통력이나 가격경쟁력을 넘어서, 얼마나 깊이 있는 커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트렌드 이슈는 커피앤티 트렌드 카테고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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