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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위축에 자영업자 20만 명 폐업

소비 위축에 자영업자 20만 명 폐업

코로나19 수준으로 감소

 

 최근 국내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3년 1월의 549만 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자영업 시장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24년 11월의 570만여 명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20만 명 이상이 감소한 것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이번 자영업자 수 감소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590만 명), 1998년(561만 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600만 명), 2009년(574만 명)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다. 2009년 이후 500만 명대로 줄어든 자영업자 수는 560만~570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550만 명대까지 급감한 바 있다. 이후 점진적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말 다시 급격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장기화와 소비 위축이 자영업자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지 오래됐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외식을 줄이고 지출을 조심하는 경향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기에 고물가, 고금리까지 겹쳐 자영업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그동안 ‘코로나만 지나면 나아지겠지’라고 버티던 자영업자들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한 것이 최근 자영업자 급감의 핵심 원인”이라며 “올해도 자영업자 수 감소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시행됐던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 정부 지원이 종료되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장에서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울 강동에서 제육볶음집을 운영하던 A씨는 얼마 전 고심 끝에 폐업을 결정했다. 한 차례 가게를 리모델링하며 힘을 내봤지만, 경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경기 성남에서 이자카야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도 “원재료는 모두 다 올랐다. 인건비도 오르고 전기·가스비도 모두 올랐다. 메뉴 가격도 올렸지만, 모두 반영하지는 못했다”라며 “그런 와중에 손님도 줄고, 1인당 매출도 줄어 요즘 고민이 많아졌다”라고 하소연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위기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자영업자들은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 임차료(18.7%), 대출 상환 원리금(14.2%)을 꼽았다. 또한, 작년 한 해 동안 순이익이 전년 대비 평균 13.3%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순이익 감소를 경험한 자영업자는 전체의 72.0%였으며, 증가했다는 응답자는 28.0%에 불과했다. 올해도 순이익과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각각 62.2%, 61.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을 포기하는 이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일자리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교수는 “배달 로봇과 키오스크 도입이 확산되면서 일자리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영업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설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지원책이 아닌 ‘일자리 대개혁’ 수준의 장기적 일자리 연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 교수도 “정부는 과거 외환위기나 경제 위기 때마다 창업 장려책을 통해 자영업자를 늘려왔다”며 “이제는 창업 지원보다 폐업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전직 훈련, 일자리 연계 사업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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