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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산업 격변기… 관세와 기후가 판을 뒤엎는다

글로벌 커피 산업,

관세와 기후 변화로 구조적 전환기 맞아

 글로벌 커피 산업이 정치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브라질의 커피 농가에 대한 관개 시스템 도입 확산은 커피 생산과 유통, 무역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국의 정책 결정자와 업계는 커피 산업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5년 4월 3일, 미국 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일률적 관세를 부과하는 신규 무역 정책을 발표했다. 특히 베트남, 중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무역국에는 추가 관세가 적용되었으며, 베트남은 최대 46%의 관세 대상이 되었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커피 생산국으로, 미국의 주요 커피 수입국 중 하나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로부스타 커피의 약 35%가 베트남산이라는 점에서 이번 관세 인상은 미국 커피 시장 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산 커피에 대한 고관세 적용은 미국 커피 브랜드와 유통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가 부담이 증가하면서 제조 단가 상승이 불가피해지며, 이는 RTD(Ready-To-Drink) 커피, 인스턴트 커피, 블렌딩 제품군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회사 드래곤 캐피털은 베트남의 대미 수출에 약 375억 달러의 타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자국 GDP의 약 2%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금융 시장도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대표적 헤지펀드 운용사인 빌 애크먼(Bill Ackman)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관세 정책이 미국 내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고 중소기업 경영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한편, 남반구에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가 커피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최근 몇 년간 반복적인 가뭄과 이상 고온 현상으로 커피 수확량과 품질 모두에서 타격을 입어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농가는 고비용의 관개(irrigation)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생산 안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브라질 바이아 주의 커피 농가 호드리고 브론다니(Rodrigo Brondani)는 관개 시스템을 활용해 극심한 가뭄에도 일정한 수확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첨단 농업 기술이 기후 위기 속에서 일정한 대응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관개 시스템의 도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초기 설치비와 유지비, 에너지 비용 등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 여력이 필요하며, 중소규모 농가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또한 물 확보 자체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 관개에 필요한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문제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내륙 지역에서는 수자원 부족으로 인해 관개가 실현 불가능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커피 생산의 지리적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브라질 커피 협회(ABIC)는 “관개 시스템이 농가 단위의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가 단위에서의 수자원 관리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의 대외 무역 정책 변화와 브라질 내 기후 대응 방식은 단순한 지역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대표적 소비재이며, 생산국과 소비국의 정책 변화는 산업 전체에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킨다.

이번 사안은 커피 산업이 정치, 기후, 자원, 경제 구조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각국 정책 결정자, 농가, 유통업체, 투자자 모두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시점이다. 커피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다자간 협력, 공급망 다변화, 친환경적 생산 기반 전환 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 많은 트렌드 이슈는 커피앤티 트렌드 카테고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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