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고 입체적인 커피 경험블랙로드 이치훈 대표 인터뷰 에디터 지우탁 다양한 선택지와 더불어 그에 따른 경험을 소비할 수 있는 공간, 브랜드가 주목받고 관심이 쏠리는 시대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이나 추가적인 콘텐츠는 무엇일까? 무엇을 더할 수 있고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한 곳이 대구에 이어 성수동에 공간을 오픈한 블랙로드다. 한 가지 커피를 더 깊이 있게, 몰입하여 경험할 수 있는 그야말로 커피를 콘텐츠로 소비할 수 있다는 후기에 오픈 이후로 많은 이들로부터 꾸준하게 주목을 받고 있는 브랜드다. 이러한 공간을 기획하고 실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또 실제로 이곳을 찾은 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블랙로드 성수점에서 이치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간단한 본인 및 브랜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블랙로드의 토미(이치훈)입니다. 커핑 포스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회사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일은 산지를 방문하는 등 생두 구매와 관련된 일을 중점적으로 맡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커피로 다양함의 가치를 알린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구와 성수동 공간의 컨셉 자체가 커피 탐험인데요. 탐험에서 가져온 일종의 보물들을 전시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탐험에서 가져온 보물을 소개한다는 컨셉이 재밌는 것 같습니다. 독특하거나 어떤 뚜렷한 특징이 있는 커피들일 것 같다는 기대가 드는데요. 블랙로드의 이름으로 만나볼 수 있는 커피의 종류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온라인 쇼핑몰과 대구 본점에서는 매주 커피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성수점에서는 아예 한 달에 하나의 컨셉으로만 커피들을 셀렉하고 준비하는데,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온전히 그 커피에 다 맞추는 거죠. 예를 들어 지난 시즌에는 파나마 에스메랄다에서 블랙로드를 위해 만들어 준 에디션을 준비했고, 마치 예술 전시처럼 도슨트를 기획하고, 관련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또 그 커피만을 위한 물을 설계하는 것부터 레시피나 프로파일도 다르게 준비하고, 커피를 제공하는 잔까지 그때그때 제작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해도 희소성이 있으면서도 스토리가 가득한 커피를 소개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맛이 좋은 것에서 나아가 다양한 요소들이 담긴 커피를 찾고 있습니다. 희소하거나 스토리가 있는 커피라고 해도 한 달에 하나의 커피만 소개한다는 것은 생소한 시도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획의 배경 또는 계기는 무엇인가요?파나마부터 다양한 커피 산지를 다니면서 느꼈던 점이 커피 가격이 굉장히 비싸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 비싸지는 원인이 단순히 커피 맛에만 있지 않다는 것도 많이 느꼈죠. 물론 맛이 더 좋아진 것도 있지만 맛과 더불어서 프로듀서의 캐릭터라던가 100년간 이어져 온 스토리와 같이 커피에 대한 다양한 요소들을 같이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운영하던 공간에서 그런 커피를 소개했을 때는 방문해 주시는 손님들과 일종의 결이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카페라는 공간은 어떻게 보면 미식만을 위해서 찾는 곳은 아니니까요. 단순하게 카페인이 생각나거나 친구들과 대화할 장소가 필요해서 찾기도 하는데 그런 목적으로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격을 훌쩍 넘기는 커피는 원가 수준으로 싸게 판다고 해도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또 3만 원짜리 커피를 파는데 똑같이 주문을 받고 추출을 해서 드리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손님들이 가득한 카페에서 커피에 대해 길게 설명을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은 아니었고요. 이건 제가 직접 겪은 경험이기도 한데, 다른 카페에서 한 잔에 2만 원이 넘는 커피를 주문하니까 그 커피에 대해 직원분이 15분 동안 여러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마음속으로 좋은 커피를 경험하면서 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이런 방식은 본능적으로 뭔가 어색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런 커피를 소개할 때는 카페가 아닌 다른 형태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래서 성수점을 전시를 통해 커피를 소개하는 곳으로 준비했죠. 3만 8천 원, 4만 8천 원이라는 가격이 단순히 커피 한 잔의 가격이라기보다 이 전체를 경험하는 것에 대한 가격이고, 그에 걸맞은 경험과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블랙로드 성수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커피와 관련된 콘텐츠들로는 무엇이 있을까요7월을 예시로 들면, 엘리다 농장과 그 가문에 대한 조사를 많이 했어요. 스토리를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프로듀서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부터 가문 대대로 100년 동안 커피를 해오고 있다는 점이나 그동안 겪었던 위기들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다시 커피에 미친 듯이 열중하게 된, 이런 스토리들을 정리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콘텐츠를 준비하죠. 가장 먼저 웰컴티를 제공하면서 도슨트가 준비한 소개를 진행합니다. 이후에는 직접 산지를 방문해서 촬영하고 편집한 6분 정도 길이의 영상을 시청하게 됩니다. 이때 찾아주신 분들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커피와 연관성이 있는 향을 조성하기도 하고요. 그다음 단계로는 코스로 준비한 커피를 경험하실 수 있는 바로 이동을 합니다. 커피는 준비한 종류에 따라 프로파일은 물론이고 물도 다르게 설계해서 준비합니다. 여기에 제공되는 잔도 그때그때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엘리다 농장과 그 커피의 경우에는 고도에 특히 신경을 쓰는 만큼 별도의 소품을 제작해서 더 직관적이고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요소들을 더하기도 했고요. 커피를 드신 이후에는 프로듀서가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들을 수 있고, 이와 함께 마지막 순서에는 매달 조금씩 바뀌는 콘텐츠들과 원두를 구매하실 수 있는 공간으로 이어지면서 전시가 마무리됩니다. 새롭고 다양한 커피를 직접 맛을 보는 것부터 전시처럼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블랙로드 성수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19-18 2층@black_road_seongsu 월간 커피앤티 8월호(NO.271)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 만나보기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