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일상 속 새로운 영감규칙과 제한이 없는 자유의 공간, 데스툴(der stuhl) 에디터/포토 지우탁 서덕재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데스툴(der stuhl)은 2022년 5월에 오픈한, 이제 2년을 꽉 채운 카페 브랜드다. 비교적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은 브랜드라고 할 수 있으나, SNS를 비롯해 유명 카페 브랜드들이 줄지어 늘어선 연희동에서도 이미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이다. 본래 뮤니쿤트(munikund)라는 강아지 의류 브랜드를 메인 사업으로 삼고 있었는데, 1층에 사무실을 얻으면서 남는 공간이었던 2층을 카페로 만들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쇼룸의 용도로 만든 카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와는 무관한, 오히려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의자에 앉는 목적데스툴(der stuhl)은 독일어로 '의자'를 의미한다. 단순히 독특하고 개성적인 의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여기에는 조금 다른 배경이 있다. "에디터님이랑 제가 마주 앉아 같은 주제로 대화를 하면서도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모두 의자에 앉아 있다는 점은 똑같지만 추구하고자 하는 게 미팅일 수도 있고 작업일 수도 있는, 그런 점들이 재밌었어요. 그런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데스툴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죠. 또 커피를 보통 앉아서 마신다는 점에서도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데스툴이라는 네이밍과 엮인 에피소드들도 있다. 사실 독일 발음에 따르면 데스툴보다는 '데어스툴'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다소 길어지는 느낌이 있어 데스툴로 표현한 것인데 한 번은 왜 데어스툴이 아닌 데스툴이라고 했는지 묻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 또 '데스 툴'이라고 띄어 읽어서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었다고. "개인적으로 정해주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성향 자체가 그런 것인지 어렸을 때 독일에서 받은 교육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누가 제 삶에 대해서 정해주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처음에 공간을 구성할 때도 공간 전체적으로 프레임을 깔아서 모든 의자를 레일을 따라 옮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자신이 원하는 자리, 원하는 시야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정해진 좌석이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이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원하는 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였는데 사실 설계적인 부분 등 제한사항이 많다 보니까 최종적으로는 야외석에 아이디어를 남겨두는 정도로만 표현했죠." 독일 예술학교의 분위기브랜딩과 서대표의 배경만 봐도 예상할 수 있듯이 데스툴에서는 독일 예술학교인 '쿤스트 아카데미'를 모티브로 한 공간이다. 실제로 회화 등을 하는 클래스에서 졸업 작품 전시를 위해 설치되어 있는 프레임이나 화구를 닦는 공간을 레퍼런스로 삼았다. 다른 이들보다 독일과 관련된 요소들에 있어 더 많은 경험치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 만큼 독일과 연관된 느낌을 주고자 했다. "독일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는 해도 단순히 분위기나 감성을 표현하려고 넣은 것들은 없어요. 하나하나 살펴보면 모두 기능적으로 필요한 것들이에요.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한 난간이나 유리블록도 바람은 불지 않으면서 빛은 들어오게 해요. 또 조명도 조도가 부족한 부분이라 설치를 한 것이고 인테리어 요소 같은 버튼들도 실제로 다 작동하는 것들이에요. 꼭 필요한 것들을 디자인적으로 풀어냈다고 할 수 있어요.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을 저희가 좋아하는 디자인으로 바꾼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공간인테리어에 이어 공간에서 나오는 노래도 클래식이나 가요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카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가요를 잠시 틀었는데 기존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으로 느껴졌다. 그는 "조금 하우스적이라고 봐야 되기도 하고 엠비언트 쪽으로 봐야 되기도 하는데, 카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노래는 아니다 보니까 호불호가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데스툴에는 아무 제한이 없어요. 반려견과 함께 와도 되고 어린이와 동행을 해도 괜찮아요. 노트북을 하더라도 시간제한을 두지 않아요. 물론 지나치거나 피해를 줄 정도는 양해를 구하지만 기본적인 틀 안에서라면 최대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채워 넣은 공간을 많은 이들이 찾아주고, 또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반가움을 느낀다는 그. 다양한 취향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비슷한 것을 선호하는 이들과 공간을 통해 소통하는 것. 어쩌면 지금 시대의 카페 브랜드가 추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인터뷰 후반부에 "카페가 사장과 일체화가 돼야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브랜드는 결국 만든 이의 또 다른 얼굴이자 그 사람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기준이 아닌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삼은 공간은 각각의 취향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선명하게 표현하는 것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이는 것으로 이어진다. 결국 살아남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속되는 브랜드는 이렇게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데스툴서울 서대문구 연희로25길 98, 2층@derstuhl_ 월간 커피앤티 05월호(NO.268)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 만나보기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