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커핑 시스템,CVACoffee Value Assessment 베타 버전 발표 후 1년Retro60 Coffee Roasters 곽승영 대표 인터뷰 에디터 지우탁 커핑(Cupping)은 커피의 품질 파악, 평가하는 것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는 과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맛과 향이라는 추상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가늠하는 행위인 커핑은 커피를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라면 일상처럼 겪게 되는 일과이자 빼먹을 수 없는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셈.스페셜티커피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서는 지난 2023년 4월, 기존의 커피 평가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커피가치평가(Coffee Value Assessment) 시스템, 일명 CVA의 베타버전을 발표했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열린 SCA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공개됐고, 국내에서는 부산에서 좀 더 깊이 있게 소개한 바 있다. 발표 후 1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아직까지는 '어렵다', '생소하다'라는 반응이 많다. 말 그대로 베타 버전인 만큼 기존의 커핑 방식과 병행하거나 아직 실제 현장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 많은 이들이 새로운 평가 시스템의 소식을 들었고, 접해 본 경험도 있으나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호에서는 CVA 베타 버전은 무엇인지, 기존 방식과의 차이점이나 특징, 시장의 반응 등은 어떠한지를 알아본다. 다음은 수많은 국내 커피인들의 커핑 클래스를 책임져 온 Retro60 Coffee Roasters 곽승영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 CVA(Coffee Value Assessment) 평가와 관련하여 각각의 요소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Coffee Value Assessment는 과거의 커피 평가 방식에서 진일보된 새로운 평가시스템이며 평가 형식은 크게 다음의 3종류로 분류됩니다. 1. Descriptive form (묘사평가)제시되는 적용항목들을 선택하고 관능인지의 강도를 표기하여 해당 커피가 가지는 속성을 가시화하고 고유의 특성을 데이터화 합니다. 간단하게 커피가 가지는 관능적 특징을 표기하게 됩니다. 2. Affective Form (정동평가)평가자의 경험과 주관적 의견에 기반한 평가이며 기호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평가자의 경험에 의존하므로 광범위한 커피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커피에 대한 '인상'을 기술하게 됩니다. 3. Combined Form (결합평가)묘사평가와 정동평가의 혼합형으로 해당커피의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경험을 모두 풀어낼 수 있으며 다양한 목적에 부합하는 평가결과가 필요할 경우 활용될 수 있습니다. a. Physical Assessment평가하고자 하는 커피의 물리적인 특징들을 평가하고 기술합니다. 이전의 Green Coffee Classification과 유사합니다. 현재는 워시드 아라비카에만 적용이 되며 생두의 크기, 밀도, 수분, 결점 등을 포함합니다. b. Extrinsic Attribute외재적 속성 또는 상징적 속성을 의미한다. 커피가 가지는 생산지역, 품종, 스토리, 지속가능성, 인증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c. Extrinsic Assessmeent간단하게 평가자가 알고 있는 해당 커피의 비감각적 속성에 대한 내용을 의미합니다. 그 외에도 기존 커핑 프로토콜에 비해 구체화된 정의들이 있으며, 해당 정의에 대한 이해와 예시가 평가 전 평가자들에게 숙지되어야 합니다. 기존 커핑 방식과 CVA 방식의 주요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기존 커핑 방식에 비해 지니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기존 커핑 평가는 숙련된 커퍼가 아니라면 객관적 평가와 주관적 서술에 대한 구분이 어렵고 점수화 되는 과정에서 속성에 대한 점수화가 아닌 기호도에 의한 점수화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서 본인만의 평가 기준이 업계 표준과 상이한 경우, 평균 보정 즉 칼리브레이션의 문제 등과 체계적이지 못한 평가에 고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에 비해 새로 도입되는 CVA 즉 커피 가치평가 시스템은 관능에 의한 객관적 속성을 기술하는 Descriptive evaluation과 개인의 기호와 인상 등 평가자의 경험과 기호도에 기반하는 Affective Evaluation 그리고 두 가지 모두 결합된 Combined evaluation으로 세분화되어 필요에 의해 선택하여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복수의 평가시스템은 평가 주체가 그 목적성을 명확하게 하지 않게 되면 평가 피로도 상승 및 산출 평가결과의 방향성 왜곡 등을 도출해 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공표된 시점 이후로 아직 보급화가 진행 중인 관계로 커피 시장 즉 공급시장과 유통시장, 소비시장들이 아직 커피가치평가 시스템에서 도출되는 결과를 해당 산업에 유효한 지표로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일이 필요합니다. 2025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된다고 하지만 평가 결과를 유효한 지표로써 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많은 베타테스트를 거치고 있다고 하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024년 현재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문제가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관점 보다는 효율성과 유의미한 결과 도출을 위해 다양한 시장에서 적용하며 그 보완점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기존 커핑에 비해 커피 생산자, 구매자, 소비자에게 CVA 방법을 채택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잠재적인 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커피의 품질 평가는 지난 20년간 그 목적성이 스페셜티 커피를 선별하기 위한 객관적 평가라는 데 의미를 두었으나 자산화 한다는 개념과 커피가 가지는 속성이 상당부분 충돌하여 '좋은 커피= 품질이 좋은 커피'라는 단편적 평가에 머물렀다면, 새로 바뀌게 되는 커피 가치평가 시스템은 커피의 속성을 객관화하고 목적에 맞는 자산 가치로 활용하는 탄력적인 평가로 전환됨에 따라 시장에 더욱 세분화된 평가 지표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 생산관점에서도 속성에 의해 가치가 매겨지는 방식보다 가치에 의해 활용되는 속성으로의 전환을 통해 시장에서 가지는 입체적인 커피의 가치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 CVA 버전으로 커핑을 진행한 사례가 있는지, 있었다면 이에 대한 반응이 궁금합니다.해당 주제로 3회의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이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는 무엇보다 '어렵다'라는 것입니다. 커핑 경력이 13년에 접어드는 제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고 이해해서 제 것으로 적용하는데 시일이 걸렸다는 점은 그만큼 우리가 평가 지표에 대하여 너무 고착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어렵다기 보다 생소한 것'이라는 표현으로 평가를 하는 커퍼들의 관점을 조금 바꾸어 볼 것은 제안했습니다. 관능은 모두 동일한 패턴으로 느끼지만 너무 한 방향으로 그 평가결과를 만들다 보니 익숙해져서 시스템의 변화에 적응하기에 다분히 고착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커핑 경험이 쌓이신 분들은 어렵지않게 적응을 하였으며 자주 활용하게 되면 더욱 유용한 결과가 나올거 같다는 의견도 있었던 걸로 보면 익숙해지면 높은 활용도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콘텐츠의 변화가 아닌 콘텐츠를 담는 플랫폼의 변화일 뿐이니까요. 월간 커피앤티 05월호(NO.268)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 만나보기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