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함께 즐기는 책 그리고 산책진실함, 소박함, 아름다움의 공간, 진소아 에디터/포토 지우탁 서울역을 지나 남산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구옥과 신축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후암동이 나타난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붉은 벽돌의 건축물을 발견할 수 있는데, 진소아는 바로 이곳의 1층에 자리하고 있는 공간이다. 진소아 브랜드의 배경이 궁금합니다.진소아는 후암동 남산 오르막길의 작은 로스터리 샵입니다. 직접 로스팅한 스페셜티커피와 마찬가지로 직접 만든 디저트의 페어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진소아의 뜻은 '진실함, 소박함, 아름다움'의 줄임말로, 진실한 커피, 소박한 디저트, 아름다움이 머무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가장 먼저 독특한 공간의 형태가 눈에 띄었습니다. 공간에 대한 첫인상과 느낌, 지금의 공간에 자리하게 된 계기나 스토리가 있을까요?공간 또한 인연이 맞닿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결심하고 첫 매물을 보러 가는 날을 기억합니다. 춥고 피곤한 상태라 날을 미룰까도 싶었지만 왠지 오늘은 나가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저 동네를 산책할 요량으로 걸어 나섰습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입장이라, 우선 집에서 멀지 않은 반경으로 거리 제한을 두고 진소아가 추구하는 브랜딩 가치와 경제적인 조건에 부합되는 동네 상권으로 후암동과 해방촌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날 가장 먼저 찾은 매물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고, 지금의 진소아 매장이 되었습니다. 음료와 디저트뿐만 아니라 '읽는', '걷는'과 같은 일상적인 요소와 결합을 한 것 또한 재밌는 부분 같습니다. 이러한 콘텐츠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또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시다면?바쁘게 쫓아가는 현대인에게는 각자의 불안과 무기력함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고 작든 소외된 우울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개인적인 휴식과 취향이 필요하고, 그러한 정서적인 욕구에 감응하는 서비스가 바로 카페라고 생각합니다. 진소아는 스스로에게 자연스러운 시간을 채우고 또 비울 수 있는 여백의 미를 추구하며 이는 거대한 자본과 힘이 없어도 가능한 일상 속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장에서 제공하는 에스프레소 주 블렌딩 커피의 첫 번째 주제를 '산책'으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원두카드에는 커피 정보 이외에도 커피와 잘 어울리는 문화적인 요소로 책과 산책코스를 소개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후암동 남산타워에 인접한 매장의 지리적 특성과, 모어레스디자인사무소에서 건축한 쌔미후암이란 공간성을 얻으며 더욱더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모어레스의 건축과 인테리어, 미토디자인의 시공 덕분에 진소아로서는 더욱더 아름다움을 설득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작지만 개별성이 높은 진소아 커피는 결국 스페셜티커피산업의 높은 품질과 경험을 풍성하게 전달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을 넘어 자연을 들여다보는 인간의 예술적 활동과 가치를 바라봅니다. 공간의 크기는 작지만 로스터리부터 다양하고 퀄리티 있는 커피 라인업, 페어링 할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 소품들과 문화적인 요소들까지. 브랜딩에 대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브랜딩을 녹여낸 부분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특별히 신경을 쓰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요소가 있을까요?꿈로고에서 제작해 준 진소아의 로고는 올리브 잎과 올리브 꽃받침을 형상화한 짝이 다른 귀고리 한 쌍입니다. 브랜딩을 생각하며 가장 먼저 정한 것은 키 칼라였는데, 자연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색감으로 잘 익은 올리브색은 오묘하고 깊은 매력을 선사하였습니다. 올리브 색을 정하자 올리브가 생각보다 우리의 일상에 친숙한 식물이며, 그 잎과 열매의 형태 또한 단순하여 진소아가 추구하는 소박함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흔히 로고에 사용되는 이미지로 올리브 열매나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올리브 잎과 꽃받침을 구상한 것은 예술 장신구 이정화 작가님의 시선에서 비롯되어 자칫 소외되기 쉬운 작고 짧은 것의 소중함을 발견하고자 하는 진소아의 고집스러운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올리브 잎의 꽃말은 평화와 풍요 지혜로 고스란히 저희의 목표에 스며들었습니다. ..(중략).. 진소아서울 용산구 후암로28가길 23 1층@jinsoa_coffee 월간 커피앤티 03월호(NO.266)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 만나보기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