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에 대한 고집이를 실현하는 치밀함으로 완성한 순환Higher Standard Solid System, 스탠다드시스템 에디터/포토 지우탁 스탠다드시스템은 2021년 오픈 이후 특유의 분위기와 더불어 다양하면서도 높은 퀄리티의 커피들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커피 마니아층은 물론, 일반 고객층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다. 특히 여러 해외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공간 자체는 큰 규모라고 할 수 없지만 그만큼 압축된 개성으로 더욱 선명하게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인 셈이다.청담동 골목 작은 공간에 자리하면서도 이처럼 확고하게 입지를 다져나갈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2023년을 마무리하는 12월, 스탠다드시스템 이지혜 디렉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탠다드시스템은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일종의 확고한 틀을 느낄 수 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철저함은 인테리어, 커피의 구성, 각종 패키지들과 바의 동선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사전에 철저한 브랜딩과 기획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으로 브랜드의 완성도를 높이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다"스탠다드시스템은 일산커피공장에서 운영하는 브랜드예요. 일산커피공장이 원두를 제공하는 제조업의 형태라면 스탠다드시스템은 고객과 직접 현장에서 마주하는 역할을 하는 서브 브랜드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산커피공장은 2007년 설립 이후 '완벽한 한 모금을 만든다'라는 신념으로 커피를 선보이고 있는 원두커피 전문 브랜드다. 일산커피공장 정강진 대표는 23년 경력의 커피인이기도 하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커피가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한국의 커피 문화와 스타일은 변화와 다각화를 거듭했어요. 최근에는 스페셜티커피가 가장 대중적인 키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하게 파생되고 있는 모습이고요. 이러한 변화를 고려했을 때 우리도 기존의 브랜드와 다른 분위기와 모습으로 고객분들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전 세계 커피 시장 중에서도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변화해 온 한국의 커피 시장은 해외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다양한 트렌드가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커피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면서 그들이 소비를 하는 기준 또한 더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 최근의 흐름 중 하나. 이 시점에서 새롭게 유입되는 고객층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춰 마련한 공간이 바로 스탠다드시스템인 것이다. 소통의 창구이미 오랜 기간 누적해 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제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일산커피공장에서 맡는다. 반면 스탠다드시스템에서는 로스팅을 따로 진행하지 않는 대신 추출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형태다. "최고의 한잔을 내려서 고객분들에게 더 특별한 커피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하고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고요. 카페이면서도 쇼룸의 성격도 있다고 할 수 있죠. 기존의 공장이라는 형태에서는 할 수 없었던 것들도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고, 직접적으로 저희의 커피에 대한 반응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부분도 무척 매력적이고요." Higher Standard Solid System 스탠다드시스템의 슬로건은 Higher Standard Solid System. 브랜드의 이름은 다르지만 그 시작점이 일산커피공장인 만큼 본질이나 방향성을 공유한다. 일산커피공장의 슬로건은 ‘완벽한 한잔을 위하여’인데, 원두 하나하나의 품질까지 체크를 할 정도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실제로 일산커피공장에서 생산되는 원두 중 로스팅 포인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결과물들은 폐기한다. 그만큼 품질 관리에 무척 까다롭다. “또 몇 년 전에 생두 가격이 폭등했을 때를 포함해서 회사를 창립한 이후로 가격을 인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럼에도 제공하는 원두에 관해서는 품질을 포기하지 않았고요. 대표님의 커피 경력이 23년 정도 되셨는데,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자세로 커피를 하고 계세요. 그리고 이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브랜드가 일산커피공장이라면, 스탠다드시스템은 보다 현대적으로 풀어서 표현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죠." 높은 기준을 통해 본질에 집중한 커피를 품질의 저하 없이 꾸준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고, 이것이 슬로건에 등장하는 솔리드 시스템이다. “보통 아침에 오픈하고 1시간 정도 커피 퀄리티를 체크하면서 조정해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 등 메뉴를 각각 따로 체크를 하고, 따뜻한 음료와 시원한 음료로 제공되는 메뉴들의 경우에는 온도별 퀄리티도 모두 테스트를 진행해요. 제공되는 모든 잔에 대해 최고의 한 잔을 내리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적합한 지 확인하는 거죠. 하루 동안만 해도 오픈 전을 비롯해서 중간에도 수시로 QC(Quality Check)를 할 정도로 커피 품질의 유지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제로도 까다롭게 하고 있어요." 제공되는 모든 필터커피의 경우에도 레시피가 모두 다르게 설정되기도 한다. 여기에 온도별로 다시 한번 레시피가 나뉘는 것을 감안하면 기본적으로 레시피가 항상 20~30가지가 존재하는 것. 그리고 스탠다드시스템의 바리스타들은 이를 모두 암기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정해진 매뉴얼에 맞춰 커피를 내리기 시작한다. 커피의 본질에 집중하고 그들이 발견한 가치를 가장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철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브랜딩에 담겨 있는 의미는 곧 그들이 커피를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준비하는지를 표현한 셈이다. 이는 이미 까다로운 품질 관리를 통해 검증된 퀄리티를 자랑하는 일산커피공장의 궤와 닮기도 했다. 이지혜 디렉터는 “어떻게 보면 번거로울 수 있는 과정이지만 최고의 한 잔을 내리기 위해 이런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한잔 한잔이 내려지고 있고 운영이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직관적인 전달을 위해“사실 커피라는 게 좀 추상적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같은 커피를 마시고 나서도 느끼는 점들이 모두 제각각이 될 수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어떤 분들이 드시더라도 저희가 보여드리고자 하는 맛을 공통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스탠다드시스템에는 이러한 생각을 실현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마련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며 직관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원두의 정보가 담긴 인포메이션 카드다. 과거에 비하면 최근에는 브랜드마다의 개성을 필터 삼아 커피를 설명한 원두 카드를 커피와 함께 제공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스탠다드시스템의 카드는 주관적이기보다는 직관적이고 명확하다. 서로 다른 입맛, 취향을 지닌 이들이더라도 커피와 함께 접했을 때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커피의 맛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인데, 내부적으로 커피를 평가할 때 기준으로 하는 6가지 항목의 그래프를 삽입한 의도 또한 커피의 맛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전하고 소통하기 위함이다. 스탠다드시스템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48-5@standardsystem.coffee 월간 커피앤티 1월호(NO.264)의 내용 일부입니다.더 다양한 콘텐츠 만나보기 카페 트렌드 매거진 커피앤티를 매월 받아보기⬇